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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비영리 기관이 모금을 해야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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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재단에서 다양한 모금관련 총서발간이나 비영리기관 종사자 모금교육을 진행하면서 종종받게 되는 질문이 있습니다.

모든 비영리 기관이 모금을 해야 하나요? 

 최근 모금교육을 하는 곳이 많아지고, 관련 교육을 받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지원금을 배분하는 기관으로서 ‘물고기를 주는 것에 그치지 않고 물고기 잡는 법을 알려주자’라는 의도에서시작한 일이었는데 마치 모든 비영리단체가 모금을 하지 않으면 안되는 것처럼 ‘강요’하는분위기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우리 기관은 왜 모금을 해야 할까?

 

 많은 분들이 ‘당연하지~ 예산이 부족하니까’라고 생각하실 것 같습니다. 맞습니다. 비영리 기관이공익사업을 하기 위해서 사업비와 기관운영을 위한 기본비용으로 ‘돈’이 들어갑니다. 사회복지기관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그러한 돈, 즉 자원을 모집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그러나 모든 공익사업, 사회복지사업비용을 모금한 돈으로만 할 수는 없습니다. 예를 들어 국가적차원에서 국민에게 제공하기로 한 기본적인 사회복지 서비스의 비용을 민간 모금액으로 충당하는것에 대한 비판이 있습니다. 국가가 적절한 사회복지재원을 세수로 확보하여야 하는데, 그 의무를방기하고 개별 사회복지기관에게 모금해서 쓰라고 책임을 떠민다는 것입니다. 정부예산이 안정적으로 책정되어야 하는 부분과 민간모금을 통해 보완되어야 하는 부분에 대한 어느 정도의 구분이있어야 할 것입니다.

 강태원 복지재단 창립 10주년 국제 심포지움의 기조강연을 한 Peter Frumkin 교수의발표에서 Philanthropy, 즉 민간기부금의 역할에 대해 언급된 부분을 소개드립니다.

혁신 (Innovation) 제도변화나 대규모 예산을 집행해야 하는 국가가 제때 시도할 수 없는혁신을 민간영역에서 먼저 시도할 수 있음.
재분배 (Redistribution) 가난한 사람, 기회가 적은 사람에 대한 자원분배의 기능
사회.정치적 변화 (Social and political change) 기존 시스템의 변화가 필요한 부분에대해 이슈를 제기하고 대안을 연구하며, 그 변화를 위한 홍보, 제도개선 등의 활동을 진행.
다원성 (Pluralism) 인종, 문화, 생태 등 모든 종류의 다원성을 지지하고 촉진함.

 즉, 국가가 기본적인 사회복지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는 것을 전제로 민간 기부금의 역할이 정부와 중첩되지 않으면서도 발전적인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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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기관이 모금을 함께 병행하는 것의 어려움

 정부예산의 집행이 기본이 되더라도 혁신이나 변화, 일시적 부족분을 채우기 위해 민간모금은 여전히 필요합니다. 그런데, 서비스제공을 중심으로 하는 개별기관들이 모금을 병행하는 것은 많은경우 투자에 비해 성과를 얻기 어렵습니다. 모금은 한 두번의 이벤트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연중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과 설득, 이를 위한 데이터베이스와 시스템들이 뒷받침되어야 효율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전담자나 전담팀도 불안정한 상황에서 모금의 성과를 내는 분들은 없지 않습니다. 정말 우리나라 사회복지사들은 어벤져스에 나오는 수퍼영웅인 것 같습니다. 그러나, 모두에게 수퍼맨이 되라고 강요하는 것은 현실성 없는 강요일 뿐입니다.

 한국의 사회복지법인관련 법을 보면, 모법인이 사회복지법인 운영에 재정적 지원을 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지원을 받는 사회복지기관이 매우 적습니다. 시설이 모법인의 업무를 함께하기 때문에 모금도 시설의 업무가 되는 실정입니다.

 한국과 달리 미국을 보면 지원금을 배분해주는 ‘재단’이 매우 많습니다. 이들은 고액자산가, 기업이 한번에 큰 돈을 내서 그 수익금을 배분하기도 하고, 지역사회에 기반하여 매년 모금을 하여다른 비영리단체에 배분을 하기도 합니다. 후자를 커뮤니티 파운데이션(Community Foundation)이라고 하고 아름다운재단이 이 모델을 따라 만들어졌습니다.

 이런 재단들이 작은 단체나 기관을 대표하여 모금을 하고, 기관들은 이런 재단들로부터 지원금을받아서 사업을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미국의 모금교육을 보면 개인과 기업으로부터 모금하는 것뿐 아니라 다른 재단으로부터 지원금을 받기 위한 노하우 교육이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한국은그렇게 기부자와 개별기관을 연결하는 중간성격의 모금조직이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아름다운재단, 그리고 몇몇 소규모 지역재단들에 그치고 있습니다.

 개별기관들을 서비스 제공의 효율성과 전문성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한국에서도 이런 중간 모금조직이 활성화되는 것이 필요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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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우리 기관은 모금을 해야 할까?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금은 필요합니다. 다만, 우리 기관이 하는 모든 사업과 재정수요에 대해 가능한 많이 민간모금으로 채우려 하는 시도는 맹목적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기본적으로 우리 기관이 수행하는 사업들 중 정부예산이 비합리적으로 부족하여 민간모금 필요가 생기는 부분에 대해서는 오히려 예산증액을 위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 노력을 위해 모금을 할 수도 있겠지요. 언뜻 보면 일만 이중삼중으로 벌이는 것처럼 보이지만, 장기적으로는 꼭 필요한 노력입니다.다음으로 지원금 신청을 통한 재원확보가 적절하게 진행되고 있는지 검토가 필요합니다. 물론 사회복지기관의 경우 지원금 신청에 있어 전문성이 높습니다. 혹시 기관 내에서 개인모금으로 ‘전환’을 하고자 한다면 그 노력대비 성과도 다시 한번 검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우리 기관이 지역주민이나 개인들에게 기부를 요청하고자 하는 이유, 즉 ‘명분’을 다시 정리해봅시다. 위의 ‘혁신’, ‘재분배’, ‘변화’, ‘다양성’과 같이 꼭 민간의 기부금이 필요한 이유를 찾아내는 것이 중요할 것입니다. 아름다운재단의 경우 정부의 지원이 꼭 필요한데 현재 이러저러한 사정으로 지원되지 않는 분야에 대해서 모금을 합니다. 그리고 지원사업을 할 때 관련 예산배정에영향을 미칠 수 있는 활동도 병행해서 진행하려고 노력합니다. 이러한 점검은 기관 내부적으로어떤 명분으로 어느 정도 모금을 할 것인가를 계획할 때 기준이 되고, 동시에 사람들에게 기부를요청의 정당성을 높이는 결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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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모금을 해야 하는 이유

 사실, 저 개인적으로도 ‘모금’을 ‘돈의 문제’로 시작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데, 모금기관에서 배우게 된 새로운 사실은 ‘모금’이란 ‘피 같은 내 돈을 나눌 정도로 이 문제, 혹은 기관의 활동에 대해 큰 관심과 애정을 갖는 사람을 만드는 일’이라는 것입니다. 그렇게 관심도가 높아진 사람들은 돈으로서의 기부 뿐 아니라 우리 기관 활동에 다양한 방법으로 도움을 주는 든든한 지원군이 됩니다.

 모금에 대한 이런 관점은 대단한 모금 캠페인이 아니어도 됩니다. 기관의 방문자, 그 앞을 지나가는 사람들, 시설 이용자의 가족 등 우리가 만나는 모든 사람들에게 당신의 기부가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접하게 하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만나는 모든 사람들에게 기부를 요청하는 것에 주저할이유도 없습니다. 그러기 위해서 ‘모금’은 적정한 수준에서 ‘모든 직원들에게 준비되어야 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전현경

 아름다운재단 기부문화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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