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금가의 가방-톤앤매너, 구비자료샘플-
2015/07/21

콘바의 펀드레이저 콘서트 1. 정현경(서울특별시장애인시설협회 사무국장)

*음원링크 http://youtu.be/IFPwm0e_K98?t=15s

** 본 칼럼은 들으며(?) 읽는 재미가 있습니다. 그 재미를 최적화 하기 위해서는 위 음악 플레이어를 먼저 재생시키시고 글을 읽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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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펀콘_정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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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콘바의 펀드레이저 콘서트>는 음악가이자 모금가인 박재현(콘바) 국장이 만난 모금가와 그들의 이야기를, 음악이라는 요소와 접목해 풀어보는 컨셉 인터뷰입니다.

이 사람의 음악 :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독어: Also sprach Zarathustra)

리하르트 슈트라우스(Richard Strauss)가 1896년에 작곡한 교향시. 동제목의 프리드리히 니체의 철학시를 바탕으로 만들어졌으며,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영화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의 ‘인류의 여명’ 부분에서 쓰인 것으로 유명함. 웅장하고도 풍부한 악상과 치밀한 묘사력을 바탕으로 오케스트라 악기의 음악적 효과들을 극대화 해 후기 낭만주의 관현악의 진수를 보여주는 작품.

정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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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4월, 서울특별시장애인시설협회 정현경 사무국장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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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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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특별시장애인시설협회 정현경 사무국장, 그녀의 이야기는 한마디로 일출이었다.

끝도 없는 어둠속에서 보일듯말듯한 여명으로 시작되는, 하지만 끊임없이 밀려오는 태양의 그 엄청난 에너지에 가슴이 벅찰정도가 되면 어느새 날이 밝아 쾌청한 하루가 시작되는 일출.

일출의 음악적 표현으로 아주 유명한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라는 교향시의 도입부분이 그녀와의 인터뷰 내내 대화속에서 연주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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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악장. 오케스트라에는 다양한 악기가 함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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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세 때의 시각장애인 자원봉사 활동으로 사회복지와의 인연은 시작되었고, 월 급여 200만원에서 34만원으로의 상반된 삶을 경험하며 자신이 생각하는 가치를 좇았다.

사회생활을 하며 수학의 필요성을 느낀 그녀는 국문학과 농학을 비롯 사회복지학 석사를 마쳤고, 모금에는 단지 ‘돈’ 이야기만이 아닌 다양한 요소들이 내제되어 있다는 생각에 뒤이어 경영학 석사까지 마치게 된다. 공부를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본인이 맡은 일을 더 잘하고 싶어 계속 공부를 한다는 그녀는 앞으로 철학이나 인문학도 공부해보고 싶다고 한다.

슈트라우스의 교향시하면 관악기에서 뿜어져 나오는 강렬한 사운드를 떠올리겠지만, 현악기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보면 이 곡의 또 다른 매력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사실 일출과 함께 태동하는 세상만물을 묘사한 현악기가 없었다면 이 곡은 반쪽짜리 곡이 되었을 것이다.

오케스트라의 다양한 악기들이 서로 앙상블을 이루어 하나의 멋진 곡이 만들어지듯, 인생에 있어서의 다양한 경험과 학습은 결국엔 좋은 모금가라는 멋진 곡으로 탄생 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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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악장. 99에 1을 더하면 100이라는 완전수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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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번만 하면 안되는게 없어!”

그녀의 인생에 완전수로서의 100이라는 숫자를 각인시켜준 어릴적 오빠의 말. 그녀 인생에서의 첫 모금도 100이라는 숫자와 함께 했다.

시각장애인 아저씨들의 등산을 위해 후원을 요청한 등산복업체의 수가 딱 100군데, 그리고 연락이 온 곳은 정확히 하나. 99%의 거절이 만들어 낸 1%의 성공이었다. 99%의 거절에 상처받았냐는 질문에 그녀는 이렇게 이야기 한다. 후원자들의 거절에 좌절하지 말라고, 후원자의 거절은 모금가 자신에 대한 거절이 아니라 서로가 추구하는 바가 다르기 때문이라고.

슈트라우스 교향시 도입부 2분이 전체 곡을 알리는 시작이자 모든 것이 되었던 것처럼, 그 때 그녀 인생의 첫 1%의 경험이 지금의 정현경 사무국장을 있게 한 원동력이 되었던 것 같다. 그리고 거절을 두려워하지 않는 그녀 특유의 끈기와 저돌적인 추진력은 마치 교향시 도입부분에 어둠을 뚫고 뻗어나오는 찰진 트럼펫의 소리와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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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악장. ...가장 기본인 C장조의 곡은 쉽고 편안하다.

시간 약속을 잘 지킨다는 것은 신뢰의 가장 기본적인 요소라고 말한다. 그리고 주위사람들을 유쾌하고 들뜨게하는 에너지가 있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주위를 유쾌하게 만들면서 기본적인 시간 약속을 잘 지키는 사람, 어느 후원자가 그를 신뢰하지 않겠는가?

혼자의 몸으로 태평양화장품 복지재단이나, 이랜드복지재단에 무작정 찾아가 우여곡절 끝에 후원을 받아낸 일들도 그저 운이 좋았던 것이 아니라 그녀의 이런 기본에 충실한 신뢰감있는 모습이 있기에 가능했으리라. 

마치 가장 익숙하고 기본이 되는 C장조로 시작하는 슈트라우스의 교향시가 청중에게 안정감을 주는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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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경 사무국장, 

그녀의 첫 클래식이자 가장 좋아하는 클래식은 그리그의 페르귄트 조곡이라고 한다.

주변의 사람들에게 은은하고 기분좋은 에너지를 주는 페르귄트 조곡도 그녀와 참 잘 어울리지만, 뽐내며 드러내지 않는 깊숙한 곳의 뜨거운 열정과 강력한 사명감은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교향시와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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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모금가협회 사무국장 Konba PARK (박재현) ㅣkonbapark@gmail.com

독일 베를린 국립음대 (학사,석사) 졸업 / 한세대 예술경영 박사(Ph.D) 수료
하나를위한음악재단 사무국장 역임
모금에 대해서는 별로 아는것도 없으면서 모금가(fundraiser)의 사람이야기가 좋아서 오늘도 싱글벙글 사무실을 나선다. 좋은 인터뷰어도, 해박한 지식의 전문가도 아니지만, 모금가들의 이야기에서 느껴지는 음악을 제멋대로 연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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