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stainable Event Management’-비영리 조직 이벤트의 기본

“비영리 조직이 보고 배울만한 교재가 있나요?”

사실 이 질문에는 있다, 없다 라고 딱 잘라 말하기 어렵다. 왜냐하면 비영리 조직이 만들어내는 행사나 영리부문의 행사나 모두 외형적으로 같으며 기술적으로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만약 환경단체나 친환경 농산물을 취급하는 생활협동조합이 여느 방식으로 야외 행사든 실내 행사를 주최했다가는 자칫 욕을 먹기 십상이다. 이유는 이벤트란 원래 ‘비환경적’인 행동이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모이면서 생기는 온실가스, 쓰레기, 소음, 빛공해 등 때문이다. 그래서 오래전부터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친환경적인 행사를 위한 가이드라인’들이 개발되고 전파되어 실재 행사에서 이러한 가이드를 지키도록 독려하고 있다.

오늘 내가 소개하고 싶은 책은 모금에 관련된 내용이라기 보다 비영리 조직, 특히 환경에 관련된(사실 나는 모든 비영리 조직이 이 기준 중 일부라도 함께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단체라면 꼭 따라야하는 행사 제작의 매뉴얼을 소개하고자 한다. 아무리 잘 짜여인 모금행사도 진심이 빠진 행사 진행 방식을 시민들이 본다면 기부하고 싶은 마음이 뚝 떨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내가 이 책을 발견한 것은 정말 행운이었다. 아름다운가게에서 행사를 진행하면서 뭔가 특별하고 재미있는 요소가 없을까 고민했었다. 사실 친환경적인 행사진행 방식을 찾은 것은 아니었다. 단지 야외에서 전기를 사용할 때 마다 발전차나 발전기를 빌리고 많은 예산을 투입하는 것이 싫어서 태양광 발전기를 포터블로 개발하고 싶었을 뿐이다. 그래서 해외 사례를 찾다가 우연히 알게 된 것이 바로 ‘Sustainable Event Management’라는 두꺼운 매뉴얼북이었다.

이 책에서는 우리의 행사가 친환경적으로 기획되기 위한 기준을 기술적이고 알기 쉽게 적어 두었다.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여러 가지 행사를 친환경적으로 운영했던 풍부한 사례와 견본 체크리스트, 그리고 실제 행사 도구들의 온실가스 배출양에 대한 이야기였다.

예를 들어 우리가 서울에서 멀리 떨어진, 그래서 대중교통으로 접근하기 힘든 지역에 축제를 즐기러 떠난다고 가정해보자. 김씨는 서울 압구정동에서, 박씨는 부산 해운대에서, 이씨는 강원도 속초에서 각각 가솔린 승용차, 승합차, 버스를 이용하여 행사장에 접근한다고 할때 김씨는 km당 0.215킬로그램의 CO2를 발생시키고 박씨는 0.674킬로그램, 이씨는 0.6106킬로그램을 발생시킨다. 행사장에 약 1만명이 방문하였고 500명의 샘플을 조사하여 출발지부터 행사장까지 발생시킨 온실가스의 양을 계산한다. 그러면 이 축제는 다음연도에 대중교통 이용 캠페인이나 버스, 기차의 도입을 통해 차량의 이동대수를 줄이는 전략을 세울 수 있게 된다. 이런 방식으로 모든 교통수단은 물론, 쓰레기, 물, 에너지 등에 대한 각종 가이드를 기록해 두었고 행사에서 어떻게 효과적인 캠페인을 개발하여 환경을 사랑하는 행사로 자리매김했는지를 알려주고 있다.

비영리 조직이 만드는 행사는 그 종류나 형태가 영리에서 하는 이벤트와 전혀 다르지 않다고 앞에서도 이야기했다. 근본적으로 이 둘의 행사가 ‘다르다’라고 할 수 있는 것은 기획의도에 달려있다. 기획의도를 가장 잘 반영하는 실행 방법을 찾아야한다. 특히 환경단체의 행사는 이러한 친환경적 행사 운영 방식에서 나오는 ‘진심’이 시민들을 감동시키는 뿌리가 될 수 있다. 만약 여러분이 본인 단체에서 행사를 준비하는데 있어서 이같은 기본 활동을 뒤로 하고 목표만 따라가고 있다면 잠재 기부자는 계속 ‘잠재’된 상태로 남을지도 모른다.

Sustainable Event Manag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