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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바의 펀드레이저 콘서트 2. 김효진(사회복지공동모금회 경기지부 사무처장)

※ <콘바의 펀드레이저 콘서트>는 한국모금가협회 박재현 사무국장이 만난 모금가와 그들의 이야기를, 음악이라는 요소와 접목해 풀어보는 컨셉 인터뷰입니다.

 

이달의 음악: 《세 대의 바이올린과 통주저음을 위한 카논과 지그 라장조》
(독어: Kanon und Gigue in D-Dur fur drei Violinen und Basso Continuo)
바로크시대 독일의 스타 작곡가이자 오르가니스트인 요한 파헬벨(Johann Pachelbel)의 작품 중 가장 널리 알려진 곡. 미국의 뉴에이지 피아니스트인 조지 윈스턴에 의해 ‘요한 파헬벨의 카논 주제에 의한 변주곡’으로 국내에서 초히트를 기록한 이후 널리 알려지고 연주되는 곡. 매우 아름다운 멜로디와 서정적이고 반복되는 리듬으로 강한 중독성을 가진 곡으로, ‘파헬벨의 캐논’, 혹은 ‘캐논 변주곡’으로 불리워지는 가장 대중적인 클래식 곡 중 하나.

김효진_사무처장

2014년 5월,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경기지부 김효진 사무처장을 만나다.

무심한 듯 하면서도 다정다감하다.
느긋한 듯 하면서도 치열하다.
단순한 듯 하면서도 변화무쌍하다.

김효진 사무처장은 그런 사람이었다.

인터뷰 내내 호수위에 튜브를 띄워두고 잔잔하게 일렁이는 물결을 느끼는 기분이었다.
끊임없이 잔잔히 밀려오는 물결, 하지만 그 미묘한 차이로 인해서 절대 지루하지 않은 느낌.
예전에 그 느낌을 표현하고자 상당히 고생한 곡이 떠올랐다. 듣기엔 참 쉽지만 연주하기엔 참 쉽지 않은 곡. 요한 파헬벨의 《세 대의 바이올린과 통주저음을 위한 카논과 지그 라장조》

1악장. 여덟음의 무한반복과 단순한 멜로디의 변형은 중독성을 가진다.

김효진 사무처장은 많은 성공스토리를 가지고 있다.
수차례 기부의사를 번복한 후원자를 만나기위해, 주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휴가를 쓰고 폭설이 내린 일본으로 날아가 새벽 3시까지 후원자와 이야기를 하면서 마음을 읽고 기부까지 연결된 사연.
관계의 악화로 기부를 철회한 기부자에게 2년간의 진심어린 편지와 지속적인 연락으로 감동시켜, 애초 예상 후원금액의 2배에 가까운 기부를 받은 이야기.
끊임없이 8개의 음만을 연주하는 단순하지만 지칠줄 모르는 저음 악기 한 대와 단순한 멜로디의 미묘한 변화를 들려주는 세 대의 바이올린이 청중에게 주는 힘은 강력하다.
탄탄하고 믿음직스러운 돌림노래의 반복 형식은 안정감과 묘한 중독성을 주고, 쉬운 멜로디의 다양한 변화는 친근함과 즐거움을 준다. 이 곡이 수세기에 걸쳐 만인들에게 사랑을 받을수 있었던 이유이다.
실패는 성공의 과정이다. 실패를 할 순 있지만 진정성을 가지고 지속적이면서도 다양한 노력을 한다면, 그 실패가 후에 더 큰 의미로 다가올 수 있다고 한다. 기부자가 지치는 것이 아니라, 모금가가 먼저 지친다는 말처럼 어떻게보면 성공의 문턱에서 포기하여 안타깝게도 성공이 실패로 바뀌어 버리는 것은 아닐까?

2악장. 전문성에 대중성을 더한 T자형 인간이 되라.

그는 펀드레이저를 꿈꾸는 청년들에게 T자형 인간이 되라고 충고한다. 깊숙히 파고드는 세로획(스페셜리스트)과 폭넓게 이해하는 가로획(제너럴리스트)을 가진 모금가. 결국 전문성과 대중성을 고루 갖춘 인재가 되어야 한다는 뜻.
그의 12년 홍보경력과 노하우는 전반적인 모금활동과 실무에 있어서 큰 강점이 되었다.
그리고 대학시절 한문동호회에서 배운 한문으로 대화가 힘든 일본 기부자와 글로써 소통할 수 있었고, 시간날 때마다 챙겨보는 TV 프로그램으로 젊은층과의 대화도 어렵지 않다.
요한 파헬벨은 음악적 깊이와 대중적 인기를 동시에 가진 전형적인 T자형 작곡가였다. 그 당시 스타 작곡가였던 파헬벨은 바흐 이전의 위대한 오르간 연주자였고, 사실 바흐의 형을 가르친 스승이기도 하다.(바흐는 형에게 사사했다) 그만큼 음악적 깊이와 구조가 탄탄했고, 또 지금까지도 많은 곳에서 쓰여지는 음악을 보면 전문성과 대중성이 함께 하였을때의 그 어마어마한 시너지 효과를 실감할 수가 있다.

3악장. 반복은 습관처럼, 지루하지만 중요하다.

15년 전,
29세 때 대기업 기획조정실을 뒤로하고 비영리섹터인 사회복지공동모금회로 오게되었다. 처음엔 너무나 다른 업무환경에 어색했지만, 기업의 부속품보다는 스스로 아이디어를 내고 만들어가는 재미를 느끼게 되면서 본격적인 비영리에서의 삶이 시작되었다. 장기간 한 곳에서 일하는게 지겹지는 않느냐는 질문에 그는 이제 30%정도 온 것 같다며, 아직도 이곳에서 펼칠 꿈이 많다고 한다.
캐논은 저음부 여덟개의 음으로 구성된 두마디가 곡의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끊임없이 반복된다. 사실 연주자의 입장에선 상당히 지루하고 고된 작업이다. 악보를 볼 필요도 없는 단순한 두마디이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욱더 긴장을 늦출수가 없는 곡이기도 하다. 단 두마디의 끊임없는 반복으로 전체곡의 흐름을 리드해야 하기에.
한 곳에서의 15년 근무.
단순한 두마디의 끊임없는 반복과 같은 시간일 수 있지만, 차곡차곡 쌓여가는 화음들처럼 수많은 인고의 노력과 함께 그 시간이 쌓여서 멋진 모금가의 캐논이 탄생하리라.

김효진 사무처장,
모금하는 사람은 대중이 좋아하는 것을 같이 좋아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경청하는 것을 즐기며 다양한 세대와의 소통을 위해 항상 꾸준히 노력하는 그는,
진중하고 매력적이어서 사랑받는 파헬벨의 캐논과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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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모금가협회 사무국장 Konba PARK (박재현)ㅣkonbapark@gmail.com

독일 베를린 국립음대 (학사,석사) 졸업 / 한세대 예술경영 박사(Ph.D) 수료
하나를위한음악재단 사무국장 역임
모금에 대해서는 별로 아는것도 없으면서 모금가(fundraiser)의 사람이야기가 좋아서 오늘도 싱글벙글 사무실을 나선다. 좋은 인터뷰어도, 해박한 지식의 전문가도 아니지만, 모금가들의 이야기에서 느껴지는 음악을 제멋대로 연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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