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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금을 디자인하라’-나는 모금가입니다.

캡처

정문선 (한마음한몸운동본부 커뮤니케이션팀)

 한마음한몸운동본부에서 생애첫기부를 담당하면서 가슴 뜨거워지는 일들이 너무나도 많습니다. 명동성당 옆 한마음한몸운동본부 사무실, 부산에서 아침 일찍 비행기를 타고 그리고 대중교통을 이용해 아기를 품에 안은 채 부모님이 나란히 찾아왔습니다. 아이가 첫 돌을 맞이하는 날 백혈병∙난치병 치료비를 기부하겠다고 직접 서울까지 방문한 것입니다. 

 아기 가족과 이야기 나누면서 자연스레 이 아기가 난치병이라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같은 아픔으로 고통을 겪는 아이를 돕기 위해 한 살배기 아기를 품에 안고 직접 명동까지 찾아온 것입니다. 참여 사연을 알기 전까지는 ‘비행기 값도 만만치 않을 텐데, 후원금보다 교통비가 더 들지 않을까. 이러다 괜히 아기 돌 치레 하는 건 아닌지. ’ 모금가가 아닌 제 3자의 시각에서 걱정 아닌 걱정을 하고 있었습니다. 

 난치병을 갖고 태어난 순간부터 365일 매일같이 아이가 건강하게만 자라길 간절히 기도하고 첫 돌을 누구보다 기뻐하며 이곳까지 찾아왔을 부모님 앞에서 저는 한없이 작고 부끄러워 얼굴이 화끈거렸습니다. 기부자가 지닌 소중한 가치를 같은 눈높이에서 바라보아야 하는 자세가 부재했음을 발견했습니다.

 아기 가족의 방문 이후로 며칠간 울렁이고 머리가 지끈거렸습니다. 모금가로 일하게 된지 어느덧 5년이 흘렀지만, 초심은 온데간데 없고 점차 안일하게 변해가는 자신을 바라보게 됐습니다. 입사 후 모금 업무를 시작하면서 꿈에 부풀어 모금전문가학교 교육받았던 시기를 떠올리며 책 한 권을 집어 들었습니다.

 <모금을 디자인하라>. 이 책은 모금전문가학교를 1기로 수료한 저자가 3개월 동안 전문 교육을 받으면서 얻은 에너지와 그간의 에피소드를 절절히 소개하고 있습니다. 강사들의 모금 노하우, 조원과 함께한 모금 실습 그리고 저자가 현장에서 부딪히며 활동한 경험담이 함께 버무려져 있습니다.

 독자로 하여금 이론적 지식과 뜨거운 열정으로 기부자를 바라보고 있는지 그리고 조직 안에서 연대를 하고 있는지 살펴보게 합니다. 이 책을 읽는 내내 저자는 ‘왜 모금하세요? 누구를 위해서요?’ 라고 질문을 던지는 것만 같습니다. 

‘1억을 기부하면 무엇을 하시겠습니까?’

 한 후원자가 부인의 교통사망 보험금 1억 정도를 도저히 함부로 쓸 수가 없다며 기부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한마음한몸운동본부에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저는 상담을 하며 큰 금액을 듣고 한번 놀라고 부인의 교통사고 사망보험금이라는 말에 또 한번 어쩔 줄 몰랐습니다. 저는 후원자와 세 차례 전화 상담을 했지만 결국 후원 받지는 못했습니다. 저자는 실제로 책 속에서 같은 질문을 던집니다. 후원자를 만나기 전에 이 책을 읽었다면 후원자에게 만족할 만한 답을 줄 수 있었을까요?

 모금가는 기부자가 지닌 소중한 가치를 같은 눈높이에서 바라볼 줄 알아야 하고 인정할 줄 알아야 하는데 그것이 기부대상자에 대한 기본적인 존중임을 뒤늦게나마 깨달았습니다.

 결국 모금은 사람과 사람의 관계 안에서 이루어집니다. 이 책이 언급하고 있는 것처럼 ‘상대를 세상의 중심에 서게 하고 바로 모금 명분의 주인이 되게 하는 것’, 그리고 ‘강한 소속감’ 이 두 가지가 기부자를 움직이게 하는 핵심입니다.진실함과 솔직함, 겸손함 그리고 경청하는 자세까지 갖춘다면 누구에게나 당당히 나설 수 있다는 말에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이 책은 모금가 자신의 모습을 뒤돌아 보고 성찰하는 계기를 마련해줍니다. 모금가로서 정체성을 찾고 싶을 때, 지금 흔들리고 있는 것을 느낀다면 또는 내가 누구인지 모르겠다면 이 책을 펼쳐보길 추천합니다. 그리고 나만의 모금 십계명 작성해보는 건 어떨까요? 



모금을디자인하라모금을 디자인하라

정현경 지음 / 아르케 / 2010년 07월 21일 출간

책소개

모금에 눈뜬 한 사회복지사의 좌충우돌 모금전문가학교 유학기『모금을 디자인하라』는 사회복지 현장에서 10년 넘게 모금과 후원업무를 담당해온 한 사회복지사가 ‘모금전문가학교’에서 전문교육을 받으면서 얻은 주체할 수 없었던 에너지, 모금에 눈뜬 환희, 10여년간 현장에서 얻은 귀한 경험들을 버무려낸 결과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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