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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5월 18일
[소식] 협회 사무국의 새로운 보금자리를 소개합니다.
2016년 5월 23일

[나눔인문학] 나눔과 자존감1. 자아가치감과 자아효능감

[모금의 지경을 넓혀라! 모금에 2%를 더하는 디테일]
모금가들에게 필요한 지식과 통찰력을 더하기 위한 기획시리즈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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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은 불완전한 존재입니다. 불완전하기 때문에 홀로 살 수 없습니다. 누군가와 서로 의지하고 나누면서 살아야합니다. 하지만 누군가와 서로 의지하고 나누면서 사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닙니다. 매일 보면서 함께 사는 사람이 아니라 어쩌다 마주치는 많은 사람들 중에 하나라면 더 쉽지 않습니다. 수많은 만남 속에서 ‘이 사람과 의지하면서 서로 나눌 수 있을까?’ 생각하며 끊임없이 비교합니다. 이 때 사람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순위를 매깁니다. 자신보다 순위가 높은 사람이라고 판단하면 순종하고 자신보다 순위가 낮은 사람이라고 판단하면 명령하고 무시합니다. 이때 자신이 순위가 높아지던 낮아지던 실수를 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실수를 하면 자신의 순위가 흔들리기 때문입니다. 그로인해 사람들은 자존감이 낮아집니다. 낮아진 자존감으로 또다시 타인과 비교하는 악순환에 빠집니다. 그 속에서 사람들과의 관계는 어려워지고 자신에 대한 신뢰도 낮아집니다. 이런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자존감에 대한 정확한 인식이 필요합니다.

 

 자존감은 자아존중감의 준말입니다. 나다니엘 브랜든은 그의 저서 <나를 존중하는 삶>에서 자존감을 이렇게 정의하고 있습니다.

“우리 자신에게는 생각하는 능력이 있으며, 인생의 역경에 맞서 이겨 낼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자신에 대한 믿음이며, 우리 스스로가 가치 있는 존재임을 느끼고, 필요한 것과 원하는 것을 주장할 자격이 있으며, 행복해질 수 있고, 또 자신의 노력으로 얻은 결과를 스스로 즐길 수 있는 권리가 있다는 자신에 대한 믿음이다.”

 결국 자신과 자신의 능력에 대한 믿음이 자존감의 핵심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자존감에는 두 중심 축이 있습니다. ‘자아가치감’‘자아효능감’이 바로 그것인데 자아가치감은 ‘사랑받을 만한 사람이라는 느낌’이고 자아효능감은 ‘능력있는 사람이라는 느낌’입니다. 이 둘은 분명히 구별됩니다. 예를 들면 자아가치감은 어머니가 아기를 낳았을 때 아기를 보고 느끼는 기쁨과 같습니다. 이 때 기쁜 이유는 아기가 예쁘게 태어나서이거나 능력을 많이 타고나서이거나 말을 잘 듣는 아이로 태어나서가 아니라 자신의 아기로 태어났기 때문입니다. 자아가치감은 자신을 얼마나 소중하게 생각하는지에 대한 것이지만 자아효능감은 자신의 재산, 소유, 성취, 지위, 외모, 인간관계에 대한 스스로의 평가와 관련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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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아가치감과 자아효능감

 하지만 우리는 이들을 혼동해서 생각할 때가 있습니다. 특히 자아효능감이 낮아질 때 자아가치감도 같이 떨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내 능력이 하잘 것 없다는 생각이 들 때, ‘더 이상 나는 사랑받을만한, 존중받을 만한 사람이 아니야.’ 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내 자신이 타고난 고유한 가치가 훼손되거나 없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같은 상황에서도 ‘그렇지만 나는 소중해. 나는 여전히 사랑받고 존중받을 만한 사람이야’라고 생각할 수 있는 것입니다. 말그대로 자아가치감은 ‘자신에 대한 믿음’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혼동은 사람들이 나누는 상황에서 영향을 미칩니다. 자아효능감이 높아야만 나눌 수 있다고 생각한다거나, 내가 무엇인가 줄 수 있다면 받는 사람보다 우월하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받는 사람이 가난하다는 이유로 그 사람의 고유한 가치를 낮게 보는 것입니다. 정작 받는 사람은 자신의 가치를 낮게 생각하지 않을 수 있는데도 말입니다. 반대로 주는 사람은 받는 사람의 재산과 상관없이 그 존재 자체를 존중하는 마음을 가지고 나누는데 받는 사람이 ‘난 가난하기 때문에 쓸모없는 사람이야.’라고 생각하며 받는 것을 당연히 여기고, 스스로 뭔가 하기보다는 받으려고만 할 때가 있습니다. 이 모든 경우가 자아가치감과 자아효능감을 동일시하면서 타인과 자신을 판단하기 때문에 일어납니다. 그렇기 때문에 주는 사람은 당연히 자아효능감이 높아야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기부를 할 때는 남들보다 많아야 할 수 있다고 생각하거나 타인보다 많이 기부해야 제대로 나눔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나눔이나 기부가 어려워지는 이유 중의 하나입니다.

 

 자아가치감과 자아효능감을 구별할 줄만 알아도 자존감은 쉽게 낮아지지 않습니다. 자신의 능력이 낮아진다고 해서 자신이 사랑받을 자격이 없다거나 자신이 가치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별히 자아가치감을 자아효능감과 잘 구별하는 사람은 자신의 자아효능감이 높아지던 낮아지던 크게 신경쓰지 않습니다. 타인의 자아효능감이 변하는 것도 크게 신경쓰지 않습니다. 좀 더 자신의 가치에 더 신경을 쓰게 되고 자신만의 행복에 대해 생각합니다.

 이것은 자신을 객관화하는 것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자신을 객관적으로 보지 못하는 사람은 자신을 내어주지 못합니다. 자신의 모습을 그대로 내어주고 인정받기를 주저합니다. 끊임없이 자신의 모습은 진짜 자신의 모습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남들이 원하는 자신을 만들려고 노력합니다. 자신의 모습을 그대로 드러내지 못하고 인정을 하지 못합니다. 그러다보니 자신의 모습은 항상 불만스럽기만 합니다. 타인에게는 핑계만 늘어놓습니다.

 이런 모습들은 나눔을 하는 과정에서도 나옵니다. 자신을 객관화해보면 자신이 생각하기에 부족하지만 타인에게 나눌 수 있는 것들이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 못합니다. 이미 자신의 주관적인 기준이 높아 잘 하지 못한다고 생각해서 나누지 못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자신을 받는 사람에게 그대로 드러내지 못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모습을 그대로 나누기보다는 주관적으로 잘한다고 생각하는 것을 보여주려고 하고 자신이 기준으로 상대방보다 나은 것을 주려고 합니다. 그것이 없다고 느끼면 전혀 나누지 못합니다. 받는 사람의 기준은 객관적으로 낮을 수도 있는데 말입니다.

 

 자존감은 타인과의 관계맺는 과정에서도 영향을 미칩니다. 자아효능감을 우선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타인과 관계맺을 때 타인과 비교하고 순위를 매겨서 자신이 그 사람보다 부족하다고 느끼면 자신은 타인보다 못하다고 생각하고, 그 사람보다 우월하다고 느끼면 타인은 자신보다 못하다고 생각합니다. 관계맺기를 권력관계로 생각합니다. 그래서 타인보다 우월한 위치에 서기 위해서 끊임없이 자아효능감만을 높이려고 노력합니다. 하지만 절대적인 우위는 없기 때문에 누군가의 앞에 서면 자존감이 낮아지고 열등하다고 생각합니다. 결과적으로 누구와도 동등한 관계를 맺기가 어렵습니다. 이는 타인 뿐 아니라 가족과의 관계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자신의 아이가 다른 아이보다 자아효능감이 높아야 무시당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다른 아이보다 자아효능감이 낮다고 생각하면 다른 아이보다 하찮게 보일까봐 불안하고 걱정되어서 아이를 혼내고 다그칩니다. 또한 그런 자신의 신세를 한탄합니다. 당연히 행복하지 않은 삶을 살게 됩니다. 태어날 때는 아무 이유없이 자신의 아기라는 존재차체로 기뻤는데 말입니다.

 나눔은 타인과 비교하는 과정에서 실행하기 어려운 행동으로 변하기도 합니다. 봉사자들 사이에서 능력을 비교하고 자신의 능력이 다른 봉사자들에 비해 보잘 것 없다고 생각이 들면 자신은 봉사할 자격이 부족하다거나 봉사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다고 생각합니다. 심지어 자신의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봉사 담당자가 자신만 차별한다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나눔에 있어서 자존감은 중요합니다.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이 자칫 권력관계로 될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이 서로의 존재와 능력을 차별없이 나눌 수 있어야 진정한 주고받는 나눔이 가능해집니다. 어느 한 쪽이 다른 한 쪽보다 우월하기 때문에 나눈다는 생각을 하는 순간 그 나눔은 일방적인 나눔이 되어 한 쪽은 주는 사람이 되고 한 쪽은 받는 사람이 되어 변하지 않게 됩니다. 그런 관계는 나눌 때만 유지되는 일시적인 관계입니다. 서로 나누는 것에만 관심을 갖게 되고 서로의 존재는 관심이 없게 됩니다. 그로인해 서로의 쓸모가 있을 때만 존중하는 관계가 되고 맙니다.

 자아가치감과 자아효능감 중 어느 한 쪽만 강조하거나 둘을 제대로 구별하지 못하면 자신을 제대로 볼 수 없고 타인과의 관계맺음도 권력관계만 맺게 됩니다. 더더욱 나눔이나 기부를 할 때는 나에 대한 이해와 타인에 대한 이해없이 단순히 행위에만 치우치게 되고 상대방에게 상처를 줄 수도 있습니다. 모든 사람의 자아는 가치가 있습니다. 그것이 가치가 있다고 느낄 수 있도록 자신이나 주위에서 끊임없이 말해줄 수 있어야 합니다. 자아가치감이 낮아지지 않도록 자신의 존재를 끊임없이 객관화해서 바라보도록 노력해야할 것입니다.


나눔연구소 대표 전성실  ㅣ samnim@hanmail.net

현 나눔연구소 대표
15년간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다가 <아름다운 나눔수업>이란 책을 내고
나눔교육에 미쳐 퇴직을 전국으로 나눔을 알리러 다니며
나눔관련 프로그램들을 만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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