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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2월 22일
푸르메재단 기부자 이야기 <인연> 8회차
2017년 3월 27일

모금가의가방 5탄. 신뢰

신뢰
「한국백혈병소아암협회 경인지회」 이철수

신뢰1

  태평양복지재단의 사회공헌 총책임자부터 현재 한국백혈병소아암협회 경인지회 국장까지 이철수와 나는 20년의 긴 인연을 가지고 있다. 어느 날, 난치성 환아의 수술비 모금을 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순간 염려스런 맘이 앞섰다. 그후 간간히 만나고 접한 그의 근황은 이철수가 속한 한국백혈병소아암협회 경인지회가 약 7년 만에 기부자수를 6천 5백여명으로 끌어올리고 있다는 기쁜 소식이었다. 나의 염려속에 녹아져 있었던 여러 가지의 선입견들은 ‘기업 사회공헌을 하던 사람이? 지원목적의 사업을 수행하던 사람이? 조직운영에 있어서 돈 걱정 해보지 않은 사람이? 환갑을 바라보는 나이에 있는 사람이? 도대체 무슨 수로 6천 5백여명을?’ 대략 이런 생각들이 지배적이었다.

이철수 기부자 개발5가지 힘

  1. 의미를 아는 힘

 “모금은 선택이 아니라 생존이었어요, 물론 지금도 계속하고 있지만...”

 생존이 무엇을 뜻하는지 몰라 재차 물었다. 한국백혈병소아암협회는 백혈병, 소아암, 재생 불량성 빈혈 등 난치성 환아의 수술비와 치료비를 지원하는 고유 목적사업이 있다. 이철수 국장이 말하는 ‘생존’이란 바로 수술이 필요한 아이들의 생명을 지키기 위한 것이다. ...이라는 거창한 구호보다 그의 목소리를 통해서 울려나오는 생살 같은 적나라한 말이 절박하게 들린다.

  “난 무조건 해야 된다고 생각했어요. 무조건..., 내가 모금을 하지 않으면, 당장 수술이 필요한 아이들이 고통을 받게 되고 생명이 꺼지게 되는데...”  모금의 이유를 아는 것과 모금을 통해 이루어지는 의미를 아는 것은 대단히 큰 차이가 있다. 아는 것은 옳은 일, 바른 일, 필요한 일이라는 이성과 마음의 다양한 울림이 작동하는 감성의 영역이다. 의미를 안다는 것은 이성과 감성의 영역에 행동과 희망이라는 두 개의 영역이 더 추가된다. 의미를 알기에 행동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희망이 보이기에 행동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이철수 국장은 모금을 해야만 하는 모금명분, 즉 모금의 의미를 알기에 모금가로써 명분에 대한 책임을 다하는 것이다.

  2. 관계의 힘

   “초장기에는 한 달에 50명의 기부자를 가입시켰어요, 하루에 2~3명의 기부자를 만들었으니까, 그전에 사실 모금활동이라는 것을 한번도 해 본 것이 없었는데 그냥 내가 기부해 달라고 부탁하니까 상대방이 거절을 못하더라고, 그리고 좋은 일에 사용한다는 것을 아니까 한마디로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그냥 기부가입신청서를 써 주더라고요”, ‘기부자는 자기를 아는 사람이 요청할 때 기부한다.’라는 말이 있다. 당신이 이야기 하는 거니까, 그리고 공익에 사용된다고 하니까 그냥 믿고 기부하게 되는 것이다. 초창기 기업의 사회공헌 업무로 만들어진 수많은 사람들과의 관계가 모금에 있어서 큰 재산이 된 것이다. 현장의 어려운 점을 해결해 주려고 했던 노력들, 그리고 사람들의 고민과 문제를 들어주려고 했던 수많은 시간들이 모금을 시작하면서 고스란히 본인에게 되돌아오게 되었다고 말한다.

 “모금을 통해서 얻게 되었던 중요한 깨달음은 ‘내 자신을 파는 것, 상대에게 나를 파는 것’이라는 것예요. 내 인격을 팔고 기부를  해야 하는 이유를 파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상대방이 아무런 거부감 없이 내 부탁을 들어주고 내 이야기에 수긍하는 것은 이철수에 대한 ‘신뢰’가 있었기 때문이었지요. 다른 사람도 아니고 이철수가 부탁하니까, 왠만하면 들어주는 거지요”

 모금은 확실히 일방적일 수 없다. 그리고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관계로부터 시작된다. 여기서의 관계는 모금가의 개인적인 관계뿐 아니라 명분에 대한 공감관계, 비영리조직에 대한 신뢰관계가 선행되어야 한다. 이철수 국장의 경우는 오랫동안 쌓이고 확장시켜온 개인적인 신뢰관계가 기부자 개발에 성공을 가져온 것이다.

 3. 소개의 힘

  “기부자의 30% 정도는 아는 사람이고, 70% 정도는 모르는 사람이에요. 내가 어떻게 그 많은 사람을 다 알고 있겠어요. 알고 있는 것 이상으로 이철수에 대해서 믿게해 줄 시간적 제약도 있고”

  이철수 국장은 그런 시간적 제약을 ‘한다리 건너서’라는 소개를 통해 극복한다고 한다. 바로 일가친척들과 지인들에게 부탁하는 것이다. 내가 하고 있는 일, 하려고 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필요한 일인지 이철수의 주변은 다 알고 있다고 한다. 한 예로 본가(本家)가 있는 마산 형님들과 형수님들에게 지역 중심으로 기부자를 참여시켜 달라고 부탁했다고 한다. 대부분 소액 기부자들을 많이 참여시켜 주었는데, 본인이 기부자를 모집한 것 보다 더 값지고 의미있다고 한다.“천원, 오천원, 만원, 이만원, 돈의 액수가 다르듯 그 돈을 기부한 사람들의 마음도 다 다르겠죠. 금액이 작다고 우리에게 작은 도움이 되고 크다고 더 큰 도움이 된다고 할 수는 없는 거니까. 기부자가 그냥 아무 의미없이 주는 돈보다, 어떤 일을 하는지 알고 주는 돈이 우리에게 훨씬 힘을 주는 거라고 생각해요”

  4. 안부의 힘

  “항상 하루 일과중 시간을 내어 기부자에 대한 모니터링을 하고 있어요”  지인모금이라고 해서 기부자가 된 이후에 그냥 믿겠거니 하면서 소홀히 하면 안 된다고 한다. 지속적인 관심을 갖아야 하는데 근무시간의 일정부분은 기존 기부자들을 꾸준히 모니터링 하면서 일신상의 변화가 있는지 확인한다고 한다. 예를 들어 갑자기 기부를 중단하면 직장을 그만두었나? 이직을 하였나? 혹은 경제적인 문제가 생겼나?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면서 안부가 걱정된다고 한다.

  전화를 들어 안부를 묻는다. 혹여 모금가로서 이런 태도가 기부자에게 부담이 될 수 있겠다 싶어 되물었더니 생전 일면식도 없다가, 관심도 두지 않다가 기부 왜 관두었냐고 물어보면 당연히 기분 나쁘겠지만 관계가 일정부분 있는 지인들이므로 그런 오해는 없었다고 한다. 그리고 기부를 왜 그만 두었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냥 기부자의 삶에 대한 안부가 첫 번째 목적이기 때문에 특별한 오해는 받아본 적이 없다고 한다.

  5. 정체성의 힘

  “모금을 해서 아이들이 수술과 치료를 받아 치료종결이 되는 것을 보면서, 조직도 점차 안정되어 가고 직원들이 한 두 사람 늘어가고.. 물론 힘든 순간이 많았지만 그래도 그런 어려움을 버틸 수 있었던 것은 ‘모금’ 그 자체였던 것 같아요. 솔직히 조직에서 모금을 하지 않거나 그냥 있는 사업비로 대충 대충 했더라면 벌써 그만 두었을지 몰라요.” 

  이철수 국장은 자신의 정체성을 모금이라고 말한다. 환갑이 된 나이라 이제 열정도 체력도 버거운 나이지만 모금을 통해 새로운 정체성을 가지게 되었다고 한다.모금을 할수록 그리고 나를 믿고 기부를 한 사람들이 많아질수록 나와 조직에 보여준 신뢰를 지키기 위해서 더 많은 기부자를 모집해서 사업을 하고 조직이 성장하고 또 다시 기부자를 모집하고 사업을 하고 또 다시 성장하고..., 약속을 지키고 신의를 이어나가는 힘들이 계속 어떤 형태로 순환되어 가고 있다고 한다. 이런 순환 과정에서는 일에 대한 성과도 성과지만 개인적인 정체성이 더욱 확고하게 다져지는 이제야 사회적으로 진정한 내 업(業)을 찾은 것 같다고 한다.

  기부자 6천 5백여명 개발’ 비영리 분야에서는 매력적인 제목이다. 선정적이라고 할 수 있는 이 명제에, 나는 기쁨과 수많은 염려가 녹아져 있다고 앞서 이야기 했다. 모금가 이철수는 모금의 전략이나 기술에 앞서 본인이 가장 잘 했던 그리고 잘 할 수 있는 5가지 힘을 가지고 한 발 한 발 주변의 모든 염려를 내려놓게 하였다. 기업사회공헌 담당자로, 사회복지조직 행정관리자로, 모금가로 다양한 역할속에서 현재에 이르기까지 모금가 이철수의 인터뷰 전문은 한국모금가협회 소식지를 통해 다음호에서 만나보기로 하자.

정 리 : 정현경, 이경원

Interviewer : 정현경, 이경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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