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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라서 못 받는 기부보험을 아시나요?

기부보험(페북) (2)

 ‘기부보험’, ‘천사보험’.. 한번쯤 들어보신 적 있으시죠?! 아마도 5년 정도 전에 많이 들어보셨을 겁니다. 최근 저의 관심이자 고민은 기부보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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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이 떠나고 1년 후..

 이미 고인이 떠난지 1년 정도 지난 후 기부보험금을 수령해 가라는 연락을 유가족에게 받았습니다. 고인의 지역은 부산, 종교는 저희 단체와 관련이 없는 타종교였으며, 보험회사도 단체와 한번도 왕래가 없었던 곳이었습니다. 참고로 제가 몸담고 있는 단체는 서울에 위치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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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왜 1년 후에야 사망 사실을 알 수 있었을까요?

 후원자는 보험에 가입할 시 꼭 기부보험이 아니더라도 어떤 보험이던지 수익자를 개인 또는 단체로 지정할 수 있습니다. 가입시 후원자, 보험사 어느 누구도 단체에 수익자로 지정된 사실을 알려주지 않습니다. 알려줬더라도 더 중요한 것은 사망시입니다. 분명히 보험사는 사망사실을 알고 있지만 수익자인 단체에 통보하지 않습니다. 유가족은 유품을 정리하면서 보험사 이름이 매달 통장에 찍힌 것을 확인하고 혹시 지금까지 알지 못한 사망보험금이 있는지 보험사에 전화합니다. 그때 보험사는 수익자가 가족이 아니란 이유로 어떠한 정보도 가족에게 주지 않습니다. 화가 난 가족은 이때 단체에 연락을 해 따질 수도 있고 반대로 ‘너희도 못 가져’ 하며 연락을 안 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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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의 단체를 수익자로 지정한 고인

 제가 경험한 케이스는 고인이 4개의 단체를 수익자로 지정한 경우였습니다. 이미 한 단체에 연락해 ‘보험금을 받아가라’, ‘서류를 준비하겠다’ 하며 며칠을 휴가까지 내가며 유가족들이 수고하였습니다. 왜 휴가를 냈냐구요? 보험사에서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아침부터 3시까지만 방문고객을 받기 때문입니다. 한번 일을 치르고 똑같은 과정을 저희 단체와 겪었습니다. 아침 일찍 KTX를 타고 내려가 부산에 도착해 인사만 나누고 바로 보험사로 찾아가 번호표를 뽑고 앉았습니다. 그렇게 1시간 30분이지나서야 안내데스크에 앉을 수 있었고 20분 정도 보험금 청구 작업을 20분간 했습니다. 보험회사 담당자는 보험금을 기부하는 것은 들어본 적도 없고 접해본 적 역시 없다며 보험금 청구하는 내내 유가족과 담당자를 반신반의하며 쳐다보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저 역시 처음 경험해보는 기부보험이라 티를 내지 않으려 노력했지만 분명 뭔가 어설픈 모습이 유가족에게 보였을겁니다. 게다가 보험사는 NGO가 수령하는 것이 가능한지 모르겠다는 불안한 말을 남깁니다.
 결국 보험금을 수령했지만, 고인이 어떤 마음으로 수익금을 전달하길 원하는지, 후원금이 어디에 쓰이길 진정 원했는지 평생 알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장례식에 꽃 한 송이 올리지 못했습니다. 유가족은 너무 지쳐서 못하겠다며 나머지 두 단체에는 연락하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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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보험 이대로 둬도 괜찮을까요?!

많은 단체에서 기부보험을 진행하지 않는다고 이야기 하지만 우리가 알지 못하는 사이에 수익금이 발생했다가 보험청구권소멸시효가 지나 사라졌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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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문선


정문선 ㅣ moonsun44@naver.com

한마음한몸운동본부 커뮤니케이션팀 대리
모금요청, 후원자개발, 1인모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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